건물 분야의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건축물 에너지 효율 향상과 온실가스 저감은 국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본 보고서는 현재 국내 건축물 에너지 효율과 온실가스 저감 정책의 현황, 기술적 대안, 경제적 효과 및 미래 과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특히 서울시를 중심으로 하는 선도적 감축 정책과 제도적 개선 방향에 주목하여,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한 건축물 분야의 역할과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건축물 분야 온실가스 배출 현황 및 중요성

건축물 분야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지역에 따라 그 비중이 더욱 높게 나타난다. 국가적으로 건물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직접배출 기준으로 전체의 7.2% 수준이지만, 전기나 지역난방을 통한 간접배출까지 포함하면 국가 전체 배출량의 24.6%를 차지한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건물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의 70.7%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지역 특성에 따른 차이가 두드러진다.


최근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전년대비 3.5%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건물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은 오히려 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건물부문 온실가스 배출감축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는 건물 에너지 사용 패턴의 변화와 건축물 수의 증가 등 복합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건물부문 온실가스를 직접배출량 기준으로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32.8%, 2050년까지 88.1% 감축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에너지 효율 향상, 고효율기기 보급, 수요관리, 스마트 에너지 관리, 청정에너지 보급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건축물 에너지 효율 관련 정책 및 제도

녹색건축물 확대 정책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서울시는 건물 분야의 온실가스 82% 감축과 녹지 확대 등을 통한 18% 상쇄로 10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녹색건축물 설계기준을 개정하여 에너지 절약형 녹색건축물 확대를 적극 추진 중이다.


2023년 12월 개정된 '서울특별시 녹색건축물 설계기준'의 주요 내용은 녹색건축인증 등급 기준 완화, 건축물 에너지 효율 등급 기준 강화, 신재생에너지 의무설치 비율 신설 등 건축물 환경과 에너지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건축기준(용적률 및 높이)은 녹색건축인증 등급에 따라 최소 3%부터 최대 15%까지 완화 가능하도록 하여 민간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제로에너지 건축물(ZEB) 의무화

제로에너지 건축물 의무화는 단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공공건물은 2020년부터 의무화를 시행하고 있으며, 민간건물은 2025년부터 의무화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2020년부터 연면적 1,000㎡ 이상 공공건축물은 의무적으로 제로에너지건축물로 조성되도록 하였으며, 2030년에는 500㎡ 이상의 모든 건축물이 제로에너지건축물로 조성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의 황정하 위원은 "신축 공공건축물은 제로에너지 건축물인증 의무화 대상을 확대하고 인증등급도 단계적으로 상향하며, 연면적 500㎡ 미만의 소형 건축물은 간편한 에너지 평가 방법을 도입하고, 건축물인증과 관련된 유사 제도를 통합하여 인증 시간 및 절차를 간소화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제도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제도는 건물의 에너지소요량 및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포함한 건물의 에너지 성능을 평가하여 인증함으로써 에너지이용효율 향상을 도모하는 제도이다. 2001년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시작된 이 제도는 점차 확대되어 2013년부터는 모든 건물의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현재 이 제도는 건물의 설계도서를 통하여 난방, 냉방, 급탕 등 에너지소요량과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평가하여 에너지성능에 따라 1+++등급부터 7등급까지의 10개 등급으로 구분하여 인증한다. 인증기준은 주거용 건물의 경우 1+++등급은 연간 단위면적당 1차에너지소요량이 60kWh/㎡·년 미만이며, 주거용 이외의 건물은 80kWh/㎡·년 미만으로 설정되어 있다.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 및 신고제/등급제

서울시는 건물 온실가스 배출 관리를 위해 총량제와 신고제/등급제를 도입하고 있다.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는 연면적 1천㎡ 이상 공공건물, 3천㎡ 이상 비주거 건물을 대상으로 시행되며, 건물 유형별 표준배출기준을 설정하여 이를 기준으로 2030년까지 14.1%, 2033년까지 20.1%, 2050년까지 87%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건물 에너지 신고제와 등급제는 건물주가 신고한 에너지사용량을 평가하여 A~E 등급으로 구분하고 이를 공개하는 제도로, 서울시는 2026년부터 건물부문 온실가스 표준배출 기준을 통해 민간건물 감축목표를 제시할 계획이다.


건축물 에너지 효율 향상 기술 및 방안

단계적 에너지효율 향상 전략

건축물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해 다양한 기술적 접근이 필요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단계적으로 에너지효율을 향상시키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이는 단계별로 에너지 절감 요소들을 조합하여 적용하는 방식으로, 초기 단계에서는 조명계획 개선, 창면적비 최적화, 자연채광 활용 등의 기본적인 요소를 적용하고, 이후 단열성능 향상, SHGC(Solar Heat Gain Coefficient) 최적화, 공조계획 개선, 기밀성능 향상, 열회수 시스템 도입, 자연환기 시스템, 지열에너지 시스템, 태양광에너지 시스템 등을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단계적 접근을 통해 기존 5등급 수준의 건물을 최종적으로는 1등급 이상으로 향상시킬 수 있으며, 에너지 소비량을 473.8kWh/㎡·년에서 215.1kWh/㎡·년으로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패시브 설계기술과 액티브 기술

건축물의 제로에너지화를 위해서는 패시브(Passive) 설계기술과 액티브(Active) 기술을 종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패시브 설계기술은 고성능 단열재와 고기밀 창호, 외부차양 등을 활용해 단열 및 기밀성능을 극대화하고, 외부차양 설치를 통해 여름철 냉방 에너지를 절약하는 기술이다. 액티브 기술은 태양과 지열,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와 고효율 설비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건물 에너지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특히 히트펌프의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으며,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의 권필석 소장은 전기요금 누진제 등 현행 법·제도하에서의 히트펌프 도입의 어려움을 지적하고, 해외 주요국의 신규건축물 화석연료 보일러 설치 금지, 히트펌프 보조금 지원 사례를 들며 우리 정부의 도전적 추진을 제안한 바 있다.


그린리모델링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성능 개선을 위한 그린리모델링 정책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공공건축물은 그린리모델링사업 지원 대상을 확대하여 단계적으로 의무화를 추진하고, 민간건축물에 대해서는 그린리모델링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에너지 신고제와 등급제 도입, 용적률 완화, 주차장법 완화 등 법령에 대한 검토와 세제 혜택, 무료 진단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송두삼 교수는 민간 그린리모델링 참여 확대를 위한 Retrofit Carbon Credits의 필요성, 제로에너지인증 건물 에너지 소비 데이터 공개 의무화, 건물 운영단계에서의 제로에너지 달성 여부를 확인하는 커미셔닝 의무화를 제안하기도 했다.


건축물 에너지 효율 정책의 경제적 파급효과

건축물 에너지 효율등급 강화는 경제적으로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2017-2025년 동안 건축물 에너지 효율등급 1+++를 적용한 주택 건설은 261.5조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76.8조 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 그리고 82.1만 명의 고용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 연구는 건축물 에너지 효율등급별 생산유발계수, 부가가치유발계수, 고용유발계수를 도출하여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했는데, 건축물 에너지 효율등급이 향상됨에 따라 생산유발효과는 증가하지만, 부가가치유발효과와 고용유발효과는 다소 감소하는 특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건설 부문보다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부가가치유발계수와 고용유발계수가 낮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에너지 효율등급이 높은 주택 건설이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크며, 건설 비용 증가율이 유발계수 감소율보다 높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주택 건설은 긍정적인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과제 및 시사점

사용자 행태 개선을 통한 온실가스 저감

건물부문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서는 건물 자체의 에너지 효율 향상뿐만 아니라 사용자 행태 개선도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기술별 온실가스 감축 기여도 통계에 따르면, 행동 변화와 수요회피에 따른 감축 기여도가 2030년 8%에서 2050년 16%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이승언 선임연구위원은 "각 사용 주체가 판단할 수 있는 행동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탄소 연말정산, 탄소 종합배출세, 배출기반 에너지 누진요금제 도입 등 다양한 정책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한 서울대 박철수 교수는 건물부문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새로운 방안으로 사용자 행태(OB; Occupant Behavior) 변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건물에너지 저감, 건물에너지 평가 툴 개발 등을 제시했다.


정책 발전 방향

건축물 에너지 효율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정책은 더욱 발전된 형태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단순 공급에 의존하는 정책에서 벗어나 구체적인 방법과 국내 실정에 적합한 세부적인 기술 논의가 필요하다.


특히 건축물에 사용되는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에너지 다소비 설비의 효율 최적화, 건물에너지 수요관리산업 기반 조성을 위한 선도기술 개발, 기존 대형 건축물에 대한 에너지효율 목표 설정, 고효율 히트펌프 교체 지원, 에너지사용량 정보 체계 구축을 통한 스마트 에너지관리 등이 필요하다.


또한 탄소저장 기능이 우수한 목조건축물 조성 확대, 건축물 에너지소비총량제의 추진 가속화, 건물 에너지 신고·등급제와 온실가스 총량제의 효과적인 시행 등이 향후 중요한 정책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다.


결론

건축물 에너지 효율 향상과 온실가스 저감은 국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 전략이다. 현재 정부와 지자체는 녹색건축물 확대, 제로에너지 건축물 의무화, 건축물 에너지효율등급 인증제도 강화,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 및 신고제/등급제 도입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이 효과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패시브 설계기술과 액티브 기술의 종합적 활용, 그린리모델링의 활성화, 사용자 행태 개선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건축물 에너지 효율 향상이 가져오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고려할 때, 이는 환경적 측면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에는 더욱 발전된 형태의 정책 도입과 함께, 건물 에너지 사용에 관한 정확한 데이터 구축과 정보 제공, 사용자 행태 변화를 유도하는 혁신적인 정책 등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통해 건축물 분야가 국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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