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는 현재 지구 생태계의 균형을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1세기 내에 남극과 그린란드 빙하 면적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으며,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인한 해양 생태계 교란, 동식물의 서식지 변화와 형태적 변형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생물다양성 손실이 지속된다면 21세기 말까지 생물종의 50%가 멸종할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에 따라 생태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취약 생태계 보전, 그리고 생태 복원을 통한 효과적인 기후 변화 대응이 시급합니다. 본 보고서는 기후 변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다각적인 영향과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종합적으로 살펴봅니다.
생물 다양성 위기와 종의 변화
기후 변화는 생물 다양성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에 따르면, 수십 년 내에 동식물 100만 종이 멸종할 수 있으며, 이는 자연적 멸종 속도보다 수백 배 빠른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21세기 말에는 생물종의 50%가 멸종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으며, 이는 인류 역시 대멸종의 위기에 처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기온 상승과 생물종 분포 변화
기온 상승으로 인해 생물종의 서식지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습니다. IPCC의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에 따르면, 평균기온이 1.5℃ 상승할 경우 곤충의 6%, 식물의 8%, 척추동물의 4%가 서식처의 절반 이상을 잃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더 심각한 것은 2℃ 상승 시 육지 면적의 약 13%가 다른 유형의 생태계로 전환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한국의 경우, 국립생태원의 연구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 없이 현재 배출 수준이 유지될 경우 국내 조사된 5,700여 종 중 336종(약 6%)이 멸종될 수 있습니다. 이는 온실가스를 적극 감축할 경우에 비해 5배나 많은 수치로, 특히 구슬다슬기, 참재첩 등 서식지 이동이 어려운 담수생태계 저서무척추동물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측됩니다.
외래종 확산과 생태계 균형 붕괴
기후 변화로 인한 온도 상승은 외래종 확산을 가속화시킵니다. 아열대·열대 지방 출신 외래종인 뉴트리아, 큰입배스 등이 서식지를 확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국립생태원 연구에 따르면, 뉴트리아에 의한 피해 예상 내륙습지는 온실가스 적극 감축 시 32개지만, 감축하지 않을 경우 120개(전체의 약 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제주도의 경우, 온난화로 인해 아열대성 조류·어종의 출현빈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의 '2019 기후변화에 따른 제주생태계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빈번해진 아열대성 조류의 출현, 아열대성 어종의 출현빈도 증가, 홍조류 확산에 따른 갯녹음 심화, 구상나무 등 아고산대 식물 피해증가 등 생태계 전반에 걸친 변화가 확인되었습니다.
생물의 행동 및 형태적 변화
기후 변화는 동물들의 행동 패턴과 형태까지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생존을 위한 적응 과정의 일환이지만, 모든 종이 이러한 변화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합니다.
동물 신체 구조의 변화
영국 가디언지에 보도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온혈동물들은 기온 상승에 적응하기 위해 신체적 변형을 겪고 있습니다. 주로 부리, 다리, 귀가 커지는 현상이 관찰되는데, 이는 체열 방출에 유리한 적응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오스트레일리아 앵무새 종 여럿은 1871년 이후 부리 크기가 4~10% 커졌으며, 북미 검은눈방울새의 부리도 커졌습니다.
포유류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견되었습니다. 숲쥐의 꼬리 길이가 늘고, 뾰족뒤쥐 종 가운데서도 꼬리와 다리 길이가 늘어난 것이 확인되었으며, 따뜻한 지방에 사는 박쥐의 날개도 확대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현재로서는 10% 이내로 미미하지만, 지속된다면 향후 더 뚜렷한 형태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동물 행동 패턴의 변화
기후 변화는 동물들의 생활 패턴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기온 상승으로 아프리카 사바나 초원의 사자나 표범 등 야행성 동물들의 활동 시간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는 낮에 활동하고 밤에 잠을 자는 주행성 동물이자 멸종 위기에 처한 치타와 충돌을 일으킬 수 있는 문제를 야기합니다.
한국의 국립공원관리공단 자료에 따르면, 최근 지리산의 반달가슴곰이 동면에 늦게 들어갈뿐만 아니라, 그 기간도 짧아졌으며, 그 이유는 겨울 평균기온의 상승으로 추정됩니다. 동면이 짧아지는 현상은 인간에게도 영향을 주어, 러시아에서는 동면에서 일찍 깨어난 곰들이 먹이를 찾아 마을로 내려와 사람을 공격한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빙하 감소와 생태계 급변
기후 변화로 인한 지구 온난화는 빙하 감소를 가속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생태계에 광범위한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빙하 감소의 현황과 전망
프랑스 오트사보이에자연원의 연구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2100년 이전에 남극과 그린란드의 빙하 면적이 절반으로 급감할 수 있습니다. 이는 네팔과 핀란드를 합친 정도의 넓은 지역에서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연구팀이 개발한 예측 모델에 따르면, 빙하는 2040년까지는 기후변화와 관계없이 감소하지만, 이후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감소량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7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3배로 증가한다면 2100년까지 2020년 기준 빙하 면적의 절반이 사라질 수 있으며, 2050년까지 탄소중립이 달성된다면 손실 비중은 약 22%로 감소할 수 있습니다.
빙하 감소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빙하가 녹으면서 새롭게 드러난 토양에서는 새로운 생물종이 출현할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400년 동안 얼음 아래에 잠들어 있던 이끼에서 새로운 미생물의 개체군을 발견했다고 보고했습니다. 빙하가 녹으면 21세기 이내에 약 33만 9,000㎡의 토양 표면이 노출될 것으로 예측되며, 그 중 78%는 육지, 14%는 해양, 8%는 얕은 물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식물과 동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빙하가 후퇴한 지역에서는 얼음 밑에 파묻혀 있던 생물이 다시 번성할 수 있습니다. 한편 빙하 지대에서 서식하던 동물들의 서식 범위는 좁아지고, 빙하 주변에 살던 동물들은 서식지를 확장하면서 생태계 혼란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남극에서는 비교적 따뜻한 기온의 지역에서 서식하는 남방큰재갈매기가 빙하 후퇴에 따라 서식지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해양 생태계와 수온 상승의 영향
기후 변화는 해양 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수온 상승, 해양 산성화, 해수면 상승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해수 온도 상승과 어종 변화
최재천 외(2011)에 따르면, 해수온은 육지 기온보다 안정적이기 때문에 해수온이 1~2℃ 상승했을 때 해양 생물이 느끼는 영향은 육지 온도가 5~10℃ 상승했을 때와 비슷합니다. 한국 연평균 수온은 세계 평균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국립수산과학원(2019)에 따르면 1968년부터 2018년까지 50년 동안 한국 인근 바다의 표층 수온이 약 1.23℃ 올랐는데, 이는 전 세계 평균(0.49℃)의 약 2.5배입니다.
수온 변화로 인한 어종 변화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한류성 어류는 북극이나 심해로 이동하고, 난류성 어종이 그 자리를 대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는 생산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한류성 어종인 명태의 어획량은 감소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산량 변화는 가격 변동으로 이어지고, 어업 종사자들의 수입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해양 산성화와 생태계 파괴
바다는 대기로 방출된 인위적 이산화탄소의 연간 배출량의 약 23%를 흡수하여 기후변화의 영향을 완화시켜주지만, 흡수된 이산화탄소는 바닷물과 반응하여 pH를 낮추는 해양 산성화를 일으킵니다. 이는 해양 생물체와 생태 자원에 악영향을 미치고, 어업과 양식업에 타격을 주어 식량 안보를 위협합니다.
특히 산호초는 해안선의 방패 역할을 하면서 해양생태계의 중요 축을 담당하는데, 해양 산성화와 해양 열파로 인해 약화되고 있습니다. UNEP/FAO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전 세계 산호의 25~50%가 사라졌으며, 금세기 중반쯤에는 전 세계 대부분 지역의 산호초 생태계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기후 변화와 생태계 서비스의 변화
기후 변화는 생태계가 인간에게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생태계 서비스란 생태계가 인간의 삶과 복지에 제공하는 혜택을 의미합니다.
농업과 수산업에 미치는 영향
기후 변화는 농업과 수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열대·아열대 작물들의 생육 한계선이 북상함에 따라 망고, 용과, 아보카도, 파파야, 구아바, 바나나 등 다양한 열대·아열대 과일들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아열대 작물 재배 면적 증가에 따른 지역 내 농업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으며, 수산업의 경우 해수 온도 상승으로 아열대성 어종 출현빈도가 늘어나고 기존 선호어종이 수온 변화로 이동함에 따라 어업활동에 악영향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근해에서는 해수 온도 상승 등의 원인으로 해조류가 감소하고 갯녹음을 일으키는 홍조류가 증가함에 따라 소라, 조개, 전복 등의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영향과 자연재해 증가
한국은행이 발표한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 이후 이상기후 현상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보다 크게 증가했습니다. 특히 농림어업과 건설업에 집중된 부정적 영향은 생산성 감소, 조업 중단, 원자재 수급 차질 등을 통해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있습니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한 이상기후는 물가 상승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식료품과 과일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상기후로 인한 물가 상승의 지속성이 과거보다 길어져 인플레이션 관리에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도 이상기후의 영향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강원도와 제주도의 경우 이상기후로 인한 부정적 경제 영향이 전국 평균보다 훨씬 크며, 이러한 비대칭성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확대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 대응 및 적응 전략
기후 변화로 인한 생태계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전략과 정책이 필요합니다.
통합 정보 관리 체계 구축
국립생태원과 환경부는 기후·생태계 정보를 통합·관리하는 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보완·검증하는 관측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생태계 기후대응 통합정보관리체계 구축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체계가 구축되면 각 부처별로 산재된 기후·생태 정보를 연계하여 예측·분석이 용이한 정보로 재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후변화로 인한 생태계의 반응과 변동을 분석하여 발생 가능한 리스크에 대한 적정한 적응대책 마련이 용이해집니다. 또한 2023년부터 생태계 정보를 장기적으로 조사·분석하여 통합정보관리체계의 정보를 검증 및 보완할 수 있는 자동 관측 기반의 국가 표준관측망 구축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생태계 적응 정책 개발
국가 생태분야 기후변화 적응 정책은 과학적 근거기반 구축 및 불확실성 저감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효율적이고 통합적인 정책을 위해서는 기후변화 협약과 생물다양성 협약 등을 함께 고려하는 적응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또한 생태계 분야 적응방안이 실효성 있게 실행되기 위해서는 한국의 서식지 및 종의 기후변화 리스크 요소(위해, 노출, 취약성)에 대한 과학적 진단과 분석을 바탕으로 리스크를 평가하고 이에 대한 적응방안을 통합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생태계 복원의 중요성과 방향
생태계 복원은 기후 변화와 생물다양성 손실에 대응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략입니다.
생태계 복원의 필요성
유엔환경계획(UNEP)과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는 앞으로 10년 안에 적어도 10억 헥타르(중국 면적에 가까운) 크기의 질 저하된 땅을 복원해야 합니다. 생태계 복원이란 더 이상의 악화를 멈추고 이를 돌이키는 과정으로, 그 결과 공기와 물은 더욱 깨끗해지고, 극한 기상 발생이 감소하며, 인간 건강은 튼튼해지고, 생물다양성이 회복됩니다.
NASA 연구에 따르면, 인간 활동으로 지구 에너지 균형이 무너지면서 지구 온도가 상승하고 가뭄·홍수 등 이상기후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후변화로 동·식물 서식지가 파괴되고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지며, 이로 인해 이상기후는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생태계 복원의 방향과 전략
한국환경보전원은 생태복원 전문기관으로서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생태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4대강 수계 수변녹지조성·관리사업'은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4대강 수계의 상수원 보호구역과 수변구역 내 오염원을 매수해 현장 맞춤형 생태복원을 실시합니다.
수변녹지가 자리 잡으면 인근 토양이 점차 살아나고 야생동물이 편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서식처도 생기며, 수질과 대기질이 개선되고 자연경관이 되살아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생태경관 보전지역 내 생태복원사업'을 통해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자연경관이 수려한 지역을 보전하고 있습니다.
자연생태계를 복원하고 더 이상의 악화를 멈추게 하는 조치가 함께 이뤄진다면 예상되는 생물 멸종의 60%를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연생태계 복원은 경제적, 사회적, 생태적 편익을 한꺼번에 가져다줄 매우 효율적 행동입니다.
결론
기후 변화는 이미 지구 생태계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그 영향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빙하 감소, 해양 산성화, 생물종의 행동 및 형태 변화, 서식지 변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생태계 변화는 인간 사회와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증거에 기반한 통합 정보 관리 시스템 구축, 적응 정책 개발, 그리고 적극적인 생태계 복원이 필요합니다. 특히 생태계 복원은 기후 변화 완화와 생물다양성 보전에 동시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입니다.
기후 변화와 생태계 변화는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하나의 변화는 다른 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감축과 같은 기후 변화 대응 정책과 함께 생태계 보전 및 복원을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는 현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와 지구의 모든 생물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길입니다.